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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대전 둔산동 떡볶이 맛집 현정떡볶이 차돌박이떡볶이 내돈내산 후기(날치알볶음밥, 애기맛, 오만원 병뚜껑)

전 날 술을 마시고 해장 음식으로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던 중 오늘은 날도 살짝 쌀쌀한 것이 포차 감성의 맛집이 떠올랐습니다.

현정떡볶이

둔산동 타임월드 근처에 위치한 현정 떡볶이는 그 주변을 다닌 사람이라면 분명 한두 번 아니 모를 수가 없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사장님의 자부심이 돋보이는 캐리커쳐와 이름으로 지은 가게 이름을 보면 분명 뇌에 각인될 수밖에 없습니다.

 

가게 모습

지금 이제 겨울이 다가왔고 크리스마스가 곧 이기 때문에 테디베어가 니트를 입고 있는 귀여운 모습을 하고 반겨줍니다. 포장마차 감성을 그대로 옮겨놓은 자리도 있지만 홀도 좁지 않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사장님께서 반가운 목소리로 "두 분들어오십니다!"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멘트는 다를 수 있지만 이런 뉘앙스였던 거로 기억합니다. 처음부터 엄청난 텐션에 MBTI가 I인 분들은 당황하실 수도 있지만 따듯한 분위기와 온화한 미소로 인해 편안함을 느낍니다. 

홀 내부는 이미 사람들이 많은 관계로 촬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인기가 많은 맛집임이 틀림없습니다. 야외 포장 석에는 빨간 망토를 연상시키는 인형들이 반겨줍니다. 야외 포장 자리라고 하지만 춥지 않고 공기가 순환되는 미세한 정도의 바람이 들어옵니다. 가운데 인형이 있는 곳은 좌석이 아니고 그 양 옆에 2개의 테이블이 있고 한쪽은 편의점 의자로 되어 있습니다. 제가 앉은자리는 긴 나무의자로 된 자리였습니다. 자리에 착석하게 되면 친절한 직원 분께서 세팅과 앞치마를 주십니다.

사람들을 피해 메뉴판을 찍어보려 했으나 흐릿하게 나오게 됐습니다. 메뉴는 일반적인 국물 떡볶이 가게에서 볼 수 있는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차돌박이 떡볶이, 닭 떡볶이가 가장 잘 나가는 메뉴이고 사이드 메뉴로 순대, 튀김류 등이 있습니다. 저는 평소에 식단관리를 할 때 닭가슴살을 먹기 때문에 닭이라고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됩니다. 분명 맛있는 다리살을 사용하겠지만 닭 하면 일단 숨이 턱 막히기에 차돌박이 떡볶이를 주문하였습니다. 닭보단 소를 좋아하는 본인입니다. 하지만 사장님은 닭떡볶이를 좋아한다고 닭떡볶이 시킨 테이블 분들과 대화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다음엔 시도를 해봐야 할까 고민이 됩니다.

 

차돌박이 떡볶이와 날치알 볶음밥

 

떡볶이를 시키면 맵기를 선택해야 하는데 총 6가지가 있습니다. 애기 맛(신라면), 순한 맛(신라면과 불닭 사이), 순한 맛보다 조금 매운맛(불닭맛), 순한 맛과 중간 사이, 중간 맛, 죽어나가는 매운맛입니다. 하지만 이름에 속지 마시길 절대 당부 말씀드립니다. 저는 애기 맛을 시켰지만 애기가 화나면 이렇게 무서워질 수 있구나 싶은 맛입니다. 평소 제가 불닭볶음면을 먹고 스읍 하는 정도로 먹는데 상상보단 그 이상의 맵기를 자랑합니다. 메뉴를 시킨 지 5분 정도 흐른 듯한데 굉장히 빠르게 나옵니다. 차돌박이를 제외한 모든 메뉴는 익혀서 나오기에 고기만 익는다면 먹을 수 있습니다. 바닥에 당면이 깔려있기에 타지 않게 자주자주 뒤집어 주면서 익혀야 팬이 타지 않습니다. 불 조절도 잘한다면 타지 않고 맛있는 떡볶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떡은 말랑말랑하고 식감이 아주 좋습니다. 떡은 밀떡인 것 같고 어묵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 편인데 이곳 어묵은 두께도 적당하고 떡에 싸 먹는 맛이 멈출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트리 모양의 어묵도 올려주신 센스가 돋보입니다.

약한 불로 적당히 끓이며 먹다 보면 국물이 점점 졸면서 걸쭉해집니다. 한 마디로 계속해서 맛있어지고 진국이 되어갑니다. 그냥 고추장 베이스가 아니라 달달함이 적당하고 풍미가 느껴집니다. 어느 정도 걸쭉해지면 불을 끄고 먹어도 충분히 데워진 냄비로 인해 따뜻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떡볶이를 먹어 가다 보면 이 가게의 또 다른 대표 메뉴를 주문할 타이밍이 다가옵니다. 

날치알 볶음밥을 주문하면 떡볶이 냄비 그대로 주방으로 가져가십니다. 그리고 3분도 안된 것 같은데 바로 메뉴가 나왔습니다. 미리 주문할 걸 알고 준비하신 거 아닌가 의심스러운 속도지만 맛은 범상치 않습니다. 볶음밥을 주문할 땐 밥양을 적당히와 넉넉히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떡볶이 양이 충분히 많기 때문에 저는 '적당히'를 주문하였습니다. 또한 옥수수를 추가하거나 뺄 수 있으니 옥수수를 싫어하신다면 빼 달라고 하면 됩니다. 한 입 먹는 순간 입안에 옥수수와 날치알이 톡톡 터지며 제 이빨을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밥이 들어가다 보니 떡볶이 국물을 처음 먹었을 때의 맵기보다는 많이 순해진 맛이므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못 참고 테라 맥주를 주문하였습니다. 떡볶이 집이지만 주류가 준비되어 있는 것이 역시 이 조합은 못 참을 걸 사장님이 알고 미리 준비하신 듯합니다. 맥주병따개를 주셨는데 모양이 5만 원권 모양이라서 신기하고 재밌어서 찍어보았습니다.

 가져가신 떡볶이 중 볶음밥에 사용하고 남은 것은 작은 냄비에 옮겨서 다시 주시니까 남은 떡 못 먹어서 아쉬워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저 국물을 떠서 밥이랑 같이 먹으니 더 풍미가 올라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진에 있는 어묵 국물과 고추 양파절임은 기본 세팅입니다. 음식들이 나오기 전에 먼저 주시는데 저기 있는 양파절임을 볶음밥과 함께 먹는 것이 강력하게 추천하는 조합입니다. 

 

추운 겨울 포장마차에 서서 먹던 떡볶이를 떠올리는 경험이었습니다. 시대가 좋아져서 따뜻한 공간에 앉아서 먹을 수 있게 된 것이 너무 신기하고 예전에 먹던 쌀떡볶이의 맛과는 또 다른 밀떡볶이지만 둘 다 제게는 각각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되는 전혀 다른 느낌의 경험이었습니다. 다음에는 닭떡볶이를 먹게 되면 다시 후기를 작성해 보겠습니다. 맵기는 반드시 신중하시길 강조합니다.

 

총평 4.7